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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어떤 작업을 하시는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류경호 : 안녕하세요. 저는 605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류경호입니다. 제가 주로 하고 있는 작업인 <담담교환>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인간적인 소통에 대한 실험과 같은거에요. 요새 사람들이 소통을 나누는데 있어서 각종 도구나 각종 어떤 매체를 이용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제가 느끼기에는 놓치고 있는게 많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빠르고, 너무 가깝고, 그게 인간의 속도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필요 이상으로 사람을 알게 되는 것도, 사실 저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거는 어쨌든 막을 수 없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고 싶진 않아서 어떤 장치를 만들어봤어요. 설정을 만들어두는거죠. 신상 정보를 모르는 사람과 아무런 도구가 없이 마주 앉아서 아무리 시답잖은 얘기여도 그 순간만은 인간적인 소통을 하는 시간을 만드는거죠.

노상호 : 너무 빠르다는게 인터넷 같은 매체를 말하는 거죠?

류경호 : 그런거죠. 우리의 신체나 다름없어진 스마트폰을 통해서 누군가와 얘기를 하는 걸 살펴봤는데, 되게 단절되어 있다고 느꼈어요. 뭐랄까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안하고, 뚝뚝뚝 끊어서 빨리 해버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랑 사람이 만났는데 별로 안 궁금한거죠. 친구인데 다 아니까 할 말도 없고….

박현정 : 하긴 맞아요. 안 물어봐도 관심사를 잘 아니까요.

류경호 : ‘자기가 일상을 다 보고하는게 맞는걸까?’라는 생각이 있었죠. 관계를 맺는 것에서 마음이 텅텅 비는 느낌도 들고요.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얘가 나랑 친하다.’ 이런 것이 아니라, 그 친해지기까지의 과정에 있잖아요. 같이 공유한 기억과 그런 것에… 지금은 거꾸로 우리는 느낌상 가까워 보이고, 많은 걸 알고, 자주 연락하지만, 얄팍하다고 생각했어요. 껍데기밖에 없는 느낌이랄까… 알맹이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서 이런 작업이 나오게 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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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 작업에 대해서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세요.

류경호 : 저는 ‘담담키트’를 들고 어딘가에서 판을 깔고 기다리고 있어요. 기다리고 있으면 누군가가 오겠죠? 안 오면 어쩔 수 없는건데…. 누군가가 오면 앉아서 시작하는거에요. <담담교환>이 ‘이야기와 이야기를 교환한다.’ 라는 포맷인데,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시면 돼요. 이런 식으로 (상대방에게) 얘기합니다. “저한테는 들려줄 이야기가 축적이 되어있어요. 필기처럼 받아 적은 이야기 글들이 봉투에 담겨있죠. 그 중에 하나 랜덤으로 골라서, 그 글을 보면서 기억을 되살리는거죠. 왜냐하면 그 이야기는 그 전에 누가 나한테 들려준 얘기거든요.”, “이제 제가 이야기 하나 들려드릴게요. 여기서 하나 골라보세요.” 하고, 고르면 찢어서 본 다음에, “이거는 언제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하면서 얘기를 전달해줘요. 그 다음에 제가 그 사람한테 “당신도 하나 들려주세요.” 하면 얘기하겠죠? 진행은 일상대화처럼 해요. ‘그랬군요~’, ‘그렇지 않을까요?’ 하면서 제가 내용을 받아 적고, 받아 적은 것을 봉투에 넣고 풀칠을 해서 봉인을 해요. 그리고 다시 가방에 넣어요. 그럼 그게 또 축적된 이야기 중에 하나가 되는거죠. 그 사람이 가고 다른 사람이 또 오면, 똑같이 진행해요. 결국 이야기들이 가방 안에서 계속 도는거죠.

박현정 : 그럼 거기서 뜯은 이야기는 어떻게 돼요?

류경호 : 아 맞다. 이야기를 뜯어서 들려주잖아요? 그거를 새 봉투에 담아서 들고 갈 수 있게 그 사람에게 줘요.

박현정 : 그럼 결국 남는 건 없어요?

류경호 : 손에 남는 건 없죠. 약간 ‘교환’이라서….

노상호 : 가운데 있는 역할을 하는 거죠?

류경호 :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교환이라서 물질적으로 줘버리는 게 그 사람한테 교환이라고 느껴질 것 같고, 제 마음속에 심적으로도 교환인데 내가 갖고 있는 게 좀 그래서요. 사본은 따로….

박현정 : 아, 사본을 만들어요?

류경호 : 아뇨, 만들지 않아요. 꼼수를 많이 쓸 수 있었는데…. (일동 웃음). 그걸 남기는거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는데, 안 남기고 줘서 보내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노상호 : 적을 때도 그러면, 완벽히 적는 게 아니겠군요.

류경호 : 그렇죠. 수업시간에 교수님 말하는 걸 필기한다고 생각하면 되요. 어쨌든 기억을 100프로는 못하는 건데, 최대한 할 수 있을 만큼의 키워드만 남겨요. 만약 이야기가 길면, 화살표를 보내서, 이래서 이렇게 됐고, 이렇게 됐고, 이 정도로 내가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적어요. 원래는 한 7~8개로 시작했거든요. 설정상 하나만 있으면 되는 거였는데, 연습도 할 겸, 불안한 게 있어서 여러 개를 만들고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게 좀 불어났어요. 이야기를 막 더 많이 주는 사람도 있고요. 지금은 20개가 됐어요. 20개가 되면 이제 뽑기를 할 때 막 세 달 전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어요.

박현정 : 그럼 기억이….

류경호 : 기억이 진짜 안나요.

박현정 : 어떻게 해요? 지어내요?

류경호 : 지어내진 않는데, 그냥 되게 빈약하게 가죠. (일동 웃음). 정말 안 난 적은 없고, 하다가 조금씩 조금씩 생각이 나기도 해요. “아 사실..!” 이러면서ㅎㅎ.

노상호 :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아직은 없는 거네요?

류경호 : 아예 안나진 않았어요. 그것 때문에라도, 제가 자꾸 저를 돌려서 이걸 빨리 써버려야 하는 것도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런 생각 못했었죠. 그런데 어느날 딱 폈는데, 그 사람 얼굴도 기억 안나고, 아무것도 기억 안나서 ‘아, 이럴 수가 있구나’ 그걸 알아서 자주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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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 제일 처음 시작할 때는 누구의 이야기였어요?

류경호 : 공식적으로 이 작업을 처음 밖으로 꺼냈을 때, 처음 만났던 사람은 모녀였어요. 누가 봐도 불우하게 자라온 어머니가 있었어요. 처음이라서 그런 것도 있는데, 그분이 되게 쎄서 기억에 남아요. 불우한 내용은 뻔한 그런거예요. 어렸을 때 학대를 받았다거나 한, 그런 이야기들이요. 그 기억을 좋게 하고 있는 이유는 그런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이야기를 해주셨거든요. 그렇다고 불행 끝 행복 시작 이런 느낌은 아니었는데도 그 분 자체가 되게 건강하게 삶에 임하고 있었어요. 그때 받은 감동이 있었어요. 그거 때문에 이 작업을 더 길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던 것 같아요. 처음 온 사람 덕분에 내가 이걸 하길 잘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도 나한테 좋은 경험이니까.

노상호 : 고해성사 같은 느낌도 있겠네요?

류경호 : 그건 사람마다 굉장히 달라요. 왜냐하면 이 작업은 완전히 참여자한테 맡기거든요. 참여자가 나를 상담사로 생각하면 상담을 받고 싶은 이야기를 할거고, 친구라고 생각하면 시답잖은 농담을 할거고, 낯설면 거리를 두면서 이야기를 할 거고… 그런것까지 다 맡기는거에요. 그게 제가 바라는거죠. 아무런 제한이 없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라는 실험이기 때문에… 그중에는 고해성사 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아무 곳에도 이야기 할 수 없어서 여기다가 이야기한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앉자마자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울컥해서 오열하는 사람, 주체없이 터져 나오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거를 늘 바라진 않아요. 그렇게 하면 그렇게 하는 거고….

노상호 : 제일 재미있었던 사람이 있었어요?

류경호 : 재미있었던 사람은 꽤 있었죠. 인상깊었다는 표현이 맞겠는데, 왜냐하면 안좋은 얘기였기 때문에 그걸 재밌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나이가 있으신 중년의 아저씨가 평생 짊어 온 콤플렉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이야기를 공개하지는 않기 때문에 대략적으로만 말씀 드리자면, 콤플렉스가 있어서 그 콤플렉스를 극복하려고,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한거에요. 그래서 마라톤도 하고, 검도도 하고, 철인삼종경기도 하고, 사이클도 하고ㅎㅎ. (일동 웃음). 다 적었는데 열 가지가 넘었어요. 막 단전호흡도 있고… 그래서 ‘그 콤플렉스를 계속 갖고 있어도 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동 웃음). 그게 좀 재미있었어요.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른 걸 너무 열심히 해서 완전 철인이 된 사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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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 얘기하면서, 자세히 얘기해주지 않는다고 얘기 했잖아요? 그러니까, 봉투를 뜯어서 봐야만 하는 그 한 사람 말고, 나머지 사람한테는 얘기를 자세히 안해주는 규칙 같은 게 있나요?

류경호 : 원칙? 저는 포인트가 이야기를 수집하는 콜렉터의 마음이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가 어떻고 말고는 상관이 없어요. 이야기를 갖고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재밌더라고 이야기 할 수는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내 작업의 소스로 활용한다거나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러면 내가 간직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 같아서요. 나는 그냥 충실히 전달하는 역할에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내가 가지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최대한 안남기려고는 하는데… 그래야 ‘이런 행위가 우리한테 필요하다’라는 명분이 부합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날 내 앞에 앉아서 나눈 게 최대한 극대화된 효과를 얻으려면, 이 순간이 아니고서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요.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이야기는 나올 수도 없다’까진 아닌데, 그 외에서는 이야기가 안나오도록 해야 이 순간이 제일 특별해질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근데 제가 전달하잖아요 (다른) 이야기를. 그 사람은 또 갖고 있는거잖아요. 그 사람이 얘기하고 다닐 수도 있는 건데, 뭐 거기까지는 제가 신경 안쓰기로 했어요… 소유권을 아예 넘긴거라서 그거까지 내가 막는 건 또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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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 그러면 애초에 시작했던 의미가 면대면으로 만나는 행위에 대한 고민이 좀 있었던 거잖아요. 그런데 내가 얘기를 한번 툭! 해서 전달해주잖아요. 그러면 본인과 계속 사람들은 면대면으로 만나지만, 이 사람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 줄 때는 본인이 어떤 중간이 되는 거잖아요?

류경호 : 그렇죠. 따지면 이사람 이야기를 내가 대신 전해주는거니까.

노상호 : 그러니까 본인이 면대면으로 만나는게 중요한가요, 아니면 이렇게 해서 준다는 것이 중요한가요?

류경호 : 사람이 면대면으로 만나는게 중요하죠.

노상호 : 이야기를 면대면으로 준다는 것이 중요하다는거죠?

류경호 : 제가 주체지만 저도 그냥 사람이라 치고 진행하는거죠. 저는 마주앉아서 5분이고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박현정 : 그 내용보다는?

류경호 : 네.

노상호 :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기계가 아닌’일 수도 있는 거네요?

류경호 : 네. 그리고 더 엄밀히 말하면 앞에 앉아있잖아요. 이야기 안 해도 상관 없어요 사실은. 그냥 마주 앉아서 같이 시간을 보내기만 해도 되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되기도 하구요. 이야기와 이야기를 교환하자는게 결국은 대화를 나누자는 말인데, 말을 조금씩 다르게 하면 교환하자, ‘하나 주고 하나 받자’가 되는거거든요.

박현정 : 그게 그냥 어떤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 정도로 봐도 될 것 같아요.

류경호 : 네, 그런 구실이예요.

노상호 : 어떤 새로운 사람이 다가오게 해줄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누기 편하게 하는 룰 같은거죠?

류경호 : 이 사람을 잠깐 멈춰 세워서 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게 제일 핵심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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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 혹시 이야기를 조금 편안하게, 아니면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어떤 상황을 만들기도 해요? 물리적인 상황 혹은 조용하게, 조금 조도가 어둡게 라든지.

류경호 : 제가 주로 통제할 수 없는 공간에서 주로 했기 때문에 그렇지는 못했어요. 보통 지금까지 마켓이나 페스티벌의 무슨 체험행사 프로그램 같은 곳에 속해서 많이 했거든요. 거기에서는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때그때 장소가 다르기는 한데 조명이나 소음을 제가 제어할 수는 없는 상황이예요. 어떤 때는 옆에서 공연을 막 하는데 소리지르면서 한 적도 있죠. 이것도 나름의 재미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있죠. 이것만을 위한 셋팅은 불완전한 셋팅이고. 그런 욕망이 계속 있어요. 그렇게 나가는 것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내가 통제를 해서 최적의 컨디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죠. 지금은 그게 안되고. 계속 출장을 다닌다는 개념으로 밖에서 하고 있어요.

박현정 : 가방에서 그런 것을 꺼내서 셋팅을 하지 않을까 상상을 했었어요.

류경호 : 그렇게 까진 못했어요.

박현정 : 부드럽고 따뜻한 쿠션이랑 아로마 향초라던지. (일동 웃음).

류경호 : 아로마 괜찮은 것 같은데요? 제일 좋은 것은 키트가 아예 완벽해서 테이블, 의자도 포함이 되어있고….

박현정 : 쫙 꺼낼 수 있게요.

류경호 : 그게 제일 좋죠. 가능하면 자전거는 그렇고. 차 같은데 합체가 되면 좋겠네요. 정말 제약이 없으니까요. 지금은 제가 부르면 어디든 간다고 선전은 해놓았는데 사실 어디든 내가 가방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곳으로 한정이 되어있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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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 평소에 홍보 같은 것도 하세요?

류경호 : 제가 인스타그램에 이 작업 전용 계정(https://instagram.com/dd_exchange/)이 따로 있어요. 홍보라기 보다는 그날그날의 기록을 조금씩 해나가고 있는건데, 홍보는 개인 SNS로 하고 있어요. 무슨 날에 어디서 내가 하겠다 그러면 소소하지만 포스터 같은 것으로 만들어서 제 페이스북이나 작업 계정이랑 제 개인 인스타 계정에 올려서 홍보 하고 있어요.

박현정 : 어떤 이미지를 올리는 지가 궁금해요.

류경호 : 포스터 올리고, 셋팅 할 때 사진 올리고, 끝나고 사진 올리고. 이런 3단계가 있고요. 취소되면 취소 된 공지 올리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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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첫날 오픈은 1시입니다.

@dd_exchange님이 게시한 사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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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 아, 약간 이런 느낌이구나.

노상호 : 하루에 많이 하면 몇 명해요?

류경호 : 많이 하면 열 몇 명도 해봤는데. 여섯 시간 동안 열 몇 명 해봤어요.

노상호 : 엄청 힘들겠네요.

류경호 : 처음에는 힘들지 몰랐어요. 예상을 못했어요. 나중에 힘들더라구요. 첫 날 바로 힘들더라구요.

노상호 :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요?

류경호 : 기가 빨려있어요. (일동 웃음). 요령이 없으니까 쉬는 시간 없이 계속 한거에요. 끝나고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걸을 힘이 없더라구요.

박현정 : 그럼 이야기하는데 제한 시간도 있어요?

류경호 : 없어요.

박헌정 : 쭉 그냥 진행하는거에요?

류경호 : 아까 이 사람한테도, 어떤 이야기든, 상관 없는 것도 있고요. 이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해도 상관 없고, 얼마나 긴 시간을 해도 상관 없는거에요. 아예 무제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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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 그런데 진짜 이상한 사람이… 혹시 안 가는 사람도 있었어요?

류경호 : 있었습니다. 있었는데 그게 진상이라는 것도 알았는데, 그냥 했어요. 처음에는 어쨌든 이런 사람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짜증이 안나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것도 다 이야기 중에 포함이 되는거니까요. <담담교환>이라는 긴 스토리 중에 재밌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하고 들었죠. 만취한 할아버지의 농담을 두시간 듣기도 했죠.

노상호 : 아, 두시간!

류경호 : 그 할아버지는 너무 특수한 경우였어요. 거의 끝나서 접으려고 하는 차에 갑자기 와서, 만취상태에서 ‘이게 뭐예요?’ 하더니 앉지도 않고 서서 계속 얘기했어요. 처음에는 듣다가 중간에 갑자기 넋이 나갔죠.(일동 웃음). 재밌게 듣고, 기록을 나중에 했어요. 그것을 나중에 <담담교환>에서 들려줬어요. 그분의 만취 에피소드가 3개 있는데 그것을 계속 돌려가며 계속 얘기했어요. 처음부터 다시 얘기하고, 다시 얘기하고…. 기고자에서 했었는데, 나쁘진 않았어요. 리얼한 연극을 보는 느낌?

박현정 : 얘기할 땐 그럼 어떻게 해요? 어떤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이렇게? 아니면 그냥 들은 것을 전달하듯이 하나요?

류경호 : 실내에서 하면, ‘아 이거는 제가 몇 주 전에 어떤 남성 분이 말해준 이야기입니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는데요, 한번 해볼게요’ 이렇게 하는 거죠. 그렇게 앞에 살짝 깔고, 아예 잘 모르겠으면 '아마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 되는' 이렇게 나이대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신상을 안 밝히려고 했는데, 연령대는 그래도 말해주는 게 이야기 전달 할 때 이해가 좀 되는 게 있어서... 성별이랑 간략한 연령만 알려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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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 본인의 감상평 같은 게 은근히 들어가겠네요?

류경호 : 그렇죠. 들어가죠. 약간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있으면.

노상호 : 하하... 그렇게 시작하는거죠?

류경호 : 그러면, 개인적으로는 뻥인 것 같은데요, 이렇게 하는거지. (일동 웃음). 그리고 진짜 재밌는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고 완전 정말 재미없는 이야기를 할 때가 있어요.

노상호 : 아, 자기는 재밌다고 이야기하는데?

류경호 : 거의 최불암 시리즈 같은게 나올 때가 있어. (일동 웃음) 그러면 한숨 또 쉬고…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하는거죠.

노상호 : 근데 그 당시에는 재미있게 들어주죠?

류경호 : 아니요. 사과했어요. 재미없는 거에도 재미가 있으니까 재미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하고 넘어가죠. 위로를 해주죠. 괜찮아요, 이러면서.

노상호 : 그러면 <담담교환>을 할 때 뭔가 금전적인 부분이 발생하게는 할 수 없겠네요?

류경호 : 그렇죠. 이 포멧 안에서는 그렇죠. 내부적으로는 이걸 통째로 사서 섭외를 한다거나 하면….

노상호 : 아 그 퍼포먼스 자체를 주최측에서?

류경호 : 그렇죠. 이걸 통째로 여기서 해주시면 제가 얼마를 드리겠습니다, 하면 생기는 건데. <담담교환> 내에서는 발생하지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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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 그러면 작가로서 소득은 그런 행사만 하나요?

류경호 : 지금 카페 알바를 하고 있는데 그건 그냥 이틀에 한번 나가서 생계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고… 그외에 그냥 일 들어오면 하는 편인데, 제가 적극적으로 구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소득은 매우 적고 그런 상황이예요.

노상호 : 소득이 적은데 왜 적극적으로 구직을 안하고 있어요?

류경호 : 그냥 이렇게 태어난 겁니다. (일동 웃음).

근데 사람이 조금 변해서. 작년보다는 많이 벌었어요. 지금은 또 오랜만에 기근이 왔는데, 올 해 처음으로 폰이 끊겼으니까요. 세 달동안 안내면 끊겨요. 작년에는 네 번 끊겼는데, 이것도 뭐 복구가 되었어요.

박현정 : 그럼 예를 들어 행사장에서 셋팅을 하고 할 때 그 행사 주체의 돈을 받는다던지 하는건 지금까진 없었어요?

류경호 : 있었습니다.

박현정 : 그럼 그게 어떻게 유의미한 수입이 되나요?

류경호 : 그렇죠? 운이 좋은 것 같은데. 저를 그런데 써먹으려고 컨택을 해 온 집단이 있었어요. 우리는 여기저기 많이 다니며 작업을 하는데 이 작업도 거기서 같이 하면 될 것 같다며 같이 다녀보자고 했는데, 저는 어쨌든 목적 자체가 ‘많은 사람을 만난다’ 였거든요. 많은 사람에게 <담담교환>을 시키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좋다고 했죠. 여기저기 데려다 주고 돈도 주고 했어요.

노상호 : 그러면 <담담교환>을 하면서 드는 비용 같은게 있을 수 있잖아요.

류경호 : 네, 비용이 있고. 적지만 들죠.

노상호 : 그런건 어떻게 하고 있어요?

류경호 : 있는 돈으로 하죠.

노상호 : 다른 곳에서 번 돈?
류경호 : 그렇죠. 지금은 <담담교환>으로 번 돈이 어느정도 있어서 그걸로 쓰게 되었는데, 구분해놓지는 않죠. 여기서 일한 돈, 여기서 받은 돈 구분이 안되어 있어서 그냥 통장에 있는 돈 그때 그때 빼서 써요. 이번에 제작하는 굿-즈도, 저번 달에 <담담교환>하며 번 돈으로 쓰게 되었죠. 결정적으로 저저번 달과 저번 달에는 카페 알바, 하루 일한 거 말고는 일한 게 없어서 전에 <담담교환> 하다 생긴 돈으로 생활을 하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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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 그러면 <담담교환>이 어떻게 보면 퍼포먼스 같은거 잖아요. 근데 돈이 어쩌다가 엄청 많아지면 거기에 더 추가를 하고 싶은게 있어요?

류경호 : 많죠. 아까 말했듯 지금은 키트가 가방이지만, 키트가 상까지 차려지고 그래서 키트와 나만 있는 상황이 되면 좋죠. 그게 오토바이랑 합체가 되 있는 거면 더 멀리도 갈 수 있고요. 그러면 좋은데 사실 그것까지 바라지는 않고. 옷 사고 싶어요. (일동 웃음). 아니, 왜냐하면 <담담교환> 할 때 내가 설정한 캐릭터가 있거든요.

박현정 : 아, 아까 보니까 자켓 입고….

류경호 : 일종의 유니폼을 만들고 싶은 것 같아요.

노상호 : 어떻게 보면 가게를 하고 싶은게 큰 꿈일 수도 있겠네요? ‘담담가게’ 같은 걸 하고 싶은?

박현정 : 그렇네.

류경호 : ‘담담교환소’를 차리면 좋겠죠.

노상호 : 교환소를?

류경호 : 근데 <호상근 재현소>가 있더라구요. 안하려고요. (일동 큰 웃음).

박현정 : 하하 왜요?

류경호 : ‘소’로 끝나니까 매력이 너무 급감해서 안되겠더라구요. 비주얼도 비슷하고, 테이블에 앉아있고 이래서 모르겠어요. 담담교환소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완전 초반에는 그걸 꿈꿨었어요.

박현정 : 체인점 얘기하다가 생각났는데요. 이걸 실현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근데 체인점을 낸다고 했을 때 그러려면 어떤 룰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류경호 : 그걸 계속 고민중이긴 한데요. 그걸 모르겠어요. 내가 저만의, 나 혼자 하고 있기 때문에 <담담교환>의 룰은 결국 다 저만의 룰인건데, 이걸 그대로 통채로 주는게 좋은지, 아니면 너는 너만의 <담담교환>을 해라며 최소한의 룰만 주는게 좋을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쨌든 최소한의 것이라면 포멧 상 진행할 때, 프로세스 만났을 때 하나 주고 하나 받는다. 이 정도로 하고 좀 더 하면 그 때 받은 이야기는 다른 데로 나가지 않는다, 공유를 한다, 뭐 이런 정도가 될 것 같아요. 그 외에 것은 맘대로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담담교환>이 열려있길 바라고 있어요. 예를 들어 남들 하고 싶으면 약간 제한을 둔다거나, 이런 이야기만 듣는 사람이라고 설정하거나요. 체인점도 사실 동네마다 분위기마다 다를 거 아니예요. 그런 것처럼 자율성을 줘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그런데 그건 아직 제대로 고민을 안 해봤어요. 아직 체인점이 가시화 되기에는 한참 멀었다 생각해서 미뤄놨어요. 외국에 가고 싶기도 하고요. 내가 간다기 보다 보내는거죠 <담담교환>을.

노상호 : 아, 그 언어가 되는 사람을?ㅎㅎ.

류경호 : 왜나면 내가 영어, 불어, 중국어를 못하니까요. 담담교환이 사실 모든 언어를 쓰는 인류에게 다 써먹을 수 있는 컨셉인데, 통역 끼고 할라면 하는 거지만, 궂이 그것까지는 별로인 것 같아요. 외국체인점 내야죠. ‘DD Exchange’로. ‘Dam Dam Exchange’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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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 그럼 이번 굿-즈에서 파는건 그 키트라고 하셨잖아요?

류경호 : 네, 담담키트입니다.

박현정 : 그 담담키트를 조금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류경호 : 네. <담담교환>을 할 때 도구들이 필요하거든요. 이야기를 기록하는 종이나 그걸 담는 봉투나, 펜 등등… 그거를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게 한 가방에 다 넣어서 팔려는 생각이 있었어요. 가방 안에 간판이나 천이나 물건들이 다 들어가 있어요. 제 몸이랑 얘만 있으면 어느 장소건 할 수 있다라는 컨셉으로요. 키트를 가지고, 당신도 해보세요… 이런 식? 굿-즈에서는 버젼을 세개로 나눠서 팔려고요. 비닐에 소량이 들어있는 저가용 패키지가 있고, 보다는 좀 더 중간의 단계에 있는 중가가 있고, 제가 들고 다니는 키트랑 거의 같은 퀄리티의 고가가 있는거죠. 굿-즈에서 안 팔려도, 나중에 체인점 낼 거니까, 그때 쓰려고요.

박현정 : 그럼 담담키트를 사는 사람이 그 물건들이 좋아서 살 수 있지만, 사실 그럴 경우는 거의 없을 거고, 이게 뭔지를 알고 사는거 잖아요.

류경호 : 결국 저랑 <담담교환>을 한 번은 하겠죠. 결국 사든 안 사든 어쩔 수 없이 저랑 <담담교환>을 하게 되죠. ‘이게 뭐냐면요’ 하면서 시작하는 거죠. <담담교환>을 하려면 이야기가 있어야 하잖아요. 어쨌든 이걸 사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나 줄 생각이거든요. 왜냐면 시작을 해야 하니까 그걸 구실로 나랑 한번을 돌리는거죠. 안해도 어쨌든 <담담교환> 1회를 한번 더 하는 셈이라서 저한테는 손해가 없다는 생각이에요.

노상호 : 어떻게 보면 굿-즈에서 <담담교환>을 하면서 상품소개를 자연스럽게 하는거네요?

류경호 : 그렇죠. 저는 그런게 가능해지는거죠. 사실 저는 스폰을 팔까 생각했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체인점을 하려고 생각을 하다 보니까 이게 재미있어 보이더라구요. 나이키에서 한달에 만원씩만 스폰을 해주세요. 제가 그럼 스폰했다고 스폰 협찬 나이키를 로고에 박아서 제가 노출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만원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노상호 : 이야기 중간에 광고처럼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류경호 : 갑자기, “저스트 두 잇”. (일동 웃음). 그런 식으로? 갑자기 “잠깐만요! 한번 보고 가시죠”.

노상호 : 유투브 광고 같은?

류경호 : 그렇죠. 4초 정도? 그런 것도 생각했는데, 그건 생각만 하고있어요.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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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 손수건에 로고가 들어가는 거에요? 명함에 들어가는?

류경호 : 손수건 이미지를 제가 지금 만들어 놨는데요. 이거 하다보면 손수건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키트에 포함시켜둔겁니다.

노상호 : 손수건이 왜 필요하죠?

박현정 : 땀?

류경호 : 우니까요.

노상호 : 닦아주기 위해서?

박현정 : 사야되나요? (일동 웃음).

노상호 : 닦으려면 사야 되는 거 웃기겠다ㅎㅎ.

박현정 : “(울면서) 얼마입니까?”

류경호 : “저스트 두 잇”. (일동 웃음). 근데 누가 처음으로 우는 사람을 봤던 날, 저는 여기서 누가 울 거라고 생각을 전혀 못해서 휴지도 준비 못했거든요. 그래서 담담교환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걸 준비 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생각이 그때 들더라구요. 키트에 손수건이 있어야겠다, 키트에 손수건을 포함시켰죠. 이게 들고 다녀야해서 넣는 순간 무게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최소한의 아이템만 갖추려고 계속 다니면서 체크를 하는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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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 지금 생각하는 키트의 구성물은 뭐예요?

류경호 : 손수건, 명함, 메뉴얼, 봉투, 펜.

박현정 : 어, 되게 심플하네요?

노상호 : 가방.

류경호 : 그게 들어가는 가방. 가격대별로 상품이 있구요. 상품마다 물건이 조금씩 빠져요. 손수건은 중간 것부터 들어가요. 약간 필살기 느낌으로. (일동 웃음). 왜냐면 손수건 사고 싶어서 이 옆에 있는 찌끄레기들 같이 산다 이런 느낌으로.

노상호 : 아 약간 손수건에 담담교환을 끼워 판다는거네요?

박현정 : 이것만 팔진 않아요? 손수건만?

류경호 : 네, 그러진 않아요. 그렇게 치면 손수건이 그냥 좀 특이하게 생긴 귀여운 손수건이네, 이 정도 밖에 안되서요.

노상호 : 본인 얼굴 로고잖아요. 그것도 주나요?

류경호 : 로고를 주냐고요? 아, 체인점을 하면?

노상호 : 네.

류경호 : 그걸 생각해봐야 해요. ‘네가 원하면 네 얼굴로 로고를 박아주겠다’ 이렇게.

노상호 : 아, 상관이 없어요? 본인 얼굴이 안 나와도?

류경호 : 내가 너무 전면에 들어나는 것 같으면 그걸 빼야 하는데. 손수건이 대략 이런 느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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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손수건 입니다. 사놨다가 눈물 닦으세요.

@dd_exchange님이 게시한 사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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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 귀엽다.

류경호 : 이거 만들기 너무 어려워요.

노상호 : 그러니까, 체인점 하면 우리 생각에는 원래는 사장. 별이 다섯개, 이런 느낌의 꼭 본인이 안 들어가도 되는거네요? 담담교환이라는 프로젝트에.

류경호 : 네. 그렇죠.

노상호 : 그럼 다른 사람이 막 해도 되네요?

류경호 : 해도 되요. 어자피 제가 시작했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어차피 이걸로 누가 부귀영화를 누릴 것도 아니고….

박현정 : 저작권에 어떤 기간을 정해서 시나리오와 같이 사서 쓸 수 있는게 있어요. 이런 것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류경호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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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 이건 조금 먼 이야기 일수도 있는데요. 오래된 가방을 황학동에서 사오셨다고 들었는데, 오래된 걸 쓰시는 것도 어떤 아이덴티티가 있는 건가요?

류경호 : 음… 일단 요즘은 단단한 가방이 잘 안 나와요. 이게 열었을 때 서거든요? 진열도 되고요. 이 자체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좋고, 흥미로워요. 열면 서랍처럼 바로 쓸 수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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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 진짜 분위기와 기능과 가격 면에서 모두 우수하네요?

류경호 : ‘아다리’가 맞았죠. (일동 웃음). 시작은 우연이었어요. 누가 준 가방을 그냥 쓰다가 이 가방을 쓰다 보니 키트에 대한 생각이 들고, 그거에 대한 구성물을 만들다 이렇게 되었죠.

박현정 : 나중에 체인점이 잘 되서 키트를 양산하면 좋겠다.

류경호 : 그러면 좋은데. 그럴리는 없겠죠.

박현정 : 닫혀있다. (일동 웃음).

노상호 : 굿-즈에서 아까 말했던 스폰 광고만 해도 재미있을 거 같기도 하구요.

류경호 : 아? 아까 나이키같은?

노상호 : 네.

류경호 : 그럼 그걸 굿-즈 2회때….

박현정, 노상호 : 음… 어….

류경호 : 왜요? 안 하려구요?

노상호 : 아뇨. 뭐 안하는 건 아니고…. (일동 웃음). 굿-즈가 팔리면 원하는 것이 있나요?

류경호 : <담담교환> 자체를 좀 더 알리고 싶고, 찾아오는 사람보다는 그곳에 참가하는 작가들과 <담담교환>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어쨌든 이야기를 듣고 싶으니까….

노상호 :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간다, 라는….

류경호 :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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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 가격대는 어느 정도에요?

류경호 : 처음에는 단가만 계산해서 맞추려고 했는데, 지금은 대략적으로 10만원 생각하고 있어요.

박현정 : <담담교환> 지금까지 몇 명 정도 했어요?

류경호 : 지금이요? 올해 120명 정도?

노상호 : 실적이 높네요.

류경호 : 올해 목표는 300명인데, 현실적으로 200명이 되지 않을까… 추우면 또 잘 안되기 때문에.

박현정 : 요즘에 작업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있나요?

류경호 : 이 작업 내에서는 너무 익숙해져서 정신을 놓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나도 모르게 기계가 되는거 같아서 추진동력이 상실되는 느낌이 있어요. 근데 또 이건 쉴 때 하는 생각이고, 나가서 막상 하면 그렇진 않아요. 이 담담교환 이후가 있을까? 이런 고민도 하죠. 사실 담담교환은 하면 할 수록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있는? 나이 들어서까지 하고 싶긴 한데, 그렇다고 이것만 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음은 뭘까, 뭘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죠. 사람들은 담담교환을 계속 하다 보면 생각이 날거라고 하던데….

박현정 : 앗 그 말을 하려고 했는데…. (일동 웃음).

류경호 : 그렇게 생각하면서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요ㅎㅎ. 목표는 만 명입니다.

노, 박 : 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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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호 : 개인적인 바램은 개인출장(!)도 많이 나가고 싶습니다. 개인이 부르면 그냥 그곳에 가서 담담교환을 하는 것이지요. 개인출장이 더 많아지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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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노상호, 박현정
편집 : 노상호, 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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