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정 : 그럼 질문을 바로 시작할까요? 김민경 : 첫 번째 질문은 간단한 자기소개, 그리고 평소에 추구하시는 라이프스타일을 여쭤보려고 합니다. 이준아 : 네. 저는 일단 그림그리는 사람이고요. 그림만 그리는게 아니라 페미니즘 활동을 해요. 페미니즘 콜렉티브를 만들어서 여성주의 미술작업을 하고 있는 주나 리입니다. 제 라이프스타일의 모토는 이중생활입니다ㅎㅎ. 박현정 : 어… 질문하기 어려워지는데요ㅎㅎ. 이준아 : 그러니까, 제 그림은 진짜 예술을 위한 예술이고 페미니즘 활동은 정말 페미니즘에 관련된 것들라 제가 이중생활이라 불러요. 박현정 : 그럼 작업세계와는 분리되어 있는 건가요? 이준아 : 많이 분리되어 있어요. 거의 상관 없어요. - 박현정 :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술품에도 관심이 많이 생기셨나요? 이준아 : 그렇죠. 원래 그림을 갖는 걸 되게 좋아했던 것 같아요. 박현정 : 그럼 예전에도 컬렉팅을 하셨던 건가요? 이준아 : 사실 지인들 작품 외에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근데 이전에 저의 어머니께서 윤석남 작가의 드로잉을 한 점 사주신 적이 있어요. 무슨 후원경매 같은데서 고르셨다는데. 저 그림을 갖고 있은지 10년이 조금 넘었거든요. 그런데 계속 벽에 걸어두고 계속 보고, 그 그림이랑 같이 산다는게 저한테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여유가 생기는 대로 좋은 작품들을 사려고 하고 있어요. - 김민경 : 전반적인 문화 지출비용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은데요. 문화비가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인지, 그중에서 미술에 해당하는 지출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이준아 : 별로 많진 않은 것 같아요. 그렇게 크지 않아요. 제가 공연 보는 것도 되게 싫어하고ㅎㅎ. 영화 보는 것도 싫어하고, 전시 보는 것도 그렇게 자주는 아니고. 정말 보고 싶은데만 가고… 전시는 돈이 안드니까 집계도 어렵잖아요. 그래서 비용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책만 좀 사고… 책을 좀 많이 사죠. 책 구입비가 한 달에 20만원 정도. - 김민경 : 미술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개인적인 경험이나 계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이준아 :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씀드려야 하나요? 아니면 구입하게 된 계기를? 김민경 : 구입 쪽이 더 좋을 것 같은데요. 이준아 : 제가 처음으로 그림을 사고 싶다고 생각한 건 대학교 2학년 때였어요. 그때 박미나 선생님의 <검정펜> 시리즈, 그걸 백남준아트센터에 봤는데 너무 좋은거예요. 그 작업이야말로 정말 작가의 노력과 작업 세계가 너무나 결집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딩뱃> 시리즈보다 <검정펜> 시리즈를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그걸 빌딩에 쫙 걸어놓고 이것이 근성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는 그림을 사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어요. 박현정 : 그럼 그때 혹시 가격을 물어보셨어요? 이준아 : 네. 근데 한 장씩은 안 파시고 아카이브 전체를 파신다고 하더라고요. 박, 김 : 아…. - 박현정 : 혹시 작품을 볼 때 딱 끌리는 지점들이 있으세요? 아까 근성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준아 : 좀 그런 류의 작업을 좋아해요. 일단 모노톤 작업이랑…. 박현정 : 강동주 작가도…. 이준아 : 네. 강동주 작가도 그렇고. 그리고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ㅎㅎ. 근데 그 노동이 꼼꼼함의 여부보다는 뭔가 진짜 단순노동 같은? 그런게 개입되어 있는 걸 좋아해요. 저 자신의 작업과도 연관이 있고요. 김민경 : 그럼 직접 작업을 구매하신 건…. 이준아 : 지인의 작업을 비공식적으로 산 것 외에는, 강동주 작가 것이 처음이었죠. 김민경 : 계기가 특별히 있었나요? 이준아 : 강동주 작가요? 김민경 : 네. 이준아 : 그냥 이미지를 보고. 강동주 작가 전시 보기 전에 그와 관련된 이미지랑 기사 같은 걸 사실 좀 많이 봤어요. 근데 되게 좋아서,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박미나 선생님 작업은 어떻게 보면 펜이라는 일반적인 소재에 대해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거잖아요. 강동주 작가도, 제 경우 아스팔트 바닥을 갖고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는데, 그걸 너무 잘 풀어낸 것 같아서. 이미지도 너무 매력적이고…. 박현정 : 지금 전시 중인 작가잖아요? 두산갤러리에 문의할 수도 있는데 왜 하필 반지하의 굿즈g8ds를 통해 구매하신 건가요? 이준아 : 전 (작가와) 직접 사는게 좋은 것 같아요. 갤러리에서 사면 그쪽 수익이 있는데 그건 솔직히 제가 달갑지가 않고, 두산갤러리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ㅎㅎ. (일동 웃음). 일단은 굿즈g8ds의 취지에도 동의하는 바고, 작가에게 많은 수익이 배분되는 시스템이어서 거기서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 김민경 : 작품을 사기 전에 작가의 정보를 많이 접하셨다고 했는데, 주로 어떤 채널을 통하시는지요? 이준아 : 네오룩에서 많이 보고, 트위터도 많이 보고. 네. - 김민경 : 본인만의 기준이 뚜렷하신 것 같은데, 작품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지요? 이준아 : 일단은 그 작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가 제일 중요하고요. 작을 것. 그리고 모노크롬일 것. 작가에게 수익이 최대한 많이 돌아가는 거래방식일 것. 이런 기준들인 것 같아요. 박현정 : ‘작을 것’이라는 기준은 공감이 가요. 왜냐면 저도 사이즈가 큰 작업은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모노크롬은 왜죠? 이준아 : 잘 모르겠어요ㅎㅎ. 박현정 : 취향이 반영된 부분인가요? 이준아 : 네. 사실 저는 색깔이 많은 작업을 하고 그림도 좀 크게 그리는 편인데, 갖고 싶다고 끌리는 건 모노크롬이더라고요. 박현정 : 혹시 프레임이라든지, 마감이라든지, 그런 것도 고려하시나요? 이준아 : 그건 별로 크게 신경 안써요. 제가 다시 할 수도 있는 거니까. - 김민경 :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까 나온 것 같은데, 작업의 구입 경로에 대해서입니다. 갤러리가 아닌 곳에서 작업을 구매하신 적이 있느냐는 질문이거든요. 살을 좀 붙여서 다시 여쭤보자면, 아까 실물을 보고 작업을 구매하는 걸 좋아하신다고 하셨잖아요? 웹사이트를 통해서 작업을 구매해 본 경험은 없으신가요? 이준아 : 아뇨 없어요. 김민경 : 해외에서 작업을 구매하신 적은? 이준아 : 없어요. 포스터 같은 것도 안 사는 것 같아요. 김민경 : 확고한 취향…. 이준아 : 네ㅎㅎ. 솔 르윗Sol LeWitt 포스터는 좀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맘에 드는게 없더라고요. 반면 책은 되게 많이 사요. 도록 같은거. - 김민경 : 아트샵에서 구매한 것들을 작업이라고 생각해보신 적이 있는지? 이준아 : 그럼요. 박현정 : 구매하신 적이 있으세요? 이준아 : 컵 같은 건 좀 사본 것 같아요. 실용적인 물건들을 아트샵에서 샀던 것 같아요. 근데 항상 그게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박현정 : 컵이라면 이미지가 프린트 된? 이준아 : 그런게 아니라 진짜 공예품 있잖아요. 박, 김 : 아~ 이준아 : 네. 그릇 같은거 살 때도 항상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사요. 파인아트 프린팅 같은 건 아직 사본 적이 없는데, 작가가 어떤 식으로든 미디엄에 내용을 실으려고 했을 땐 그건 다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게 아무리 대량생산된 것이라도. 박현정 : 전시를 하면 보통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자체제작하는 경우가 더 많잖아요. 작가들의 이미지를 프린트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예를 들어 열쇠고리나 컵받침 등등… 그런 건 어떻게 보면 작가가 개입하지 않고 제작된 건데. 이준아 : 그건 좀… 그렇죠. 그런 건 너무 싫죠. 박현정 : 확실히 그것들의 구분이… 외관상 봤을 땐 모호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작품인지 상품인지) 판단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이준아 : 저는 작가의 의지가 얼마나 반영됐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중섭 손수건 이런 건 솔직히 너무 싫고요. 근데 양혜규 작가가 콜라보레이션해서 구슬이나 팔찌 같은 걸 만들었잖아요. 그런 건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 김민경 : 이번엔 결제 방식에 대해 여쭤보려고 해요. 주로 어떤 결제 방식을 선호하시는지? 요즘은 여러 가지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준아 : 저는 일시불을 선호해요. 박현정 : 그러면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다면, 그 작품을 사기 위해 지출을 다른데서 줄이고 돈을 모으는 시간도 있으신 건가요? 이준아 : 사실 저는 돈을 전혀 벌지 않아요. 남편이 다 벌고 남편 돈으로 다 사는 건데. 근데 저는 분납 같은 경우는 내가 지금 살 능력이 없는데 오버해서 사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감당이 안 되는 걸 기한을 늦춤으로써 가능하게 만드는… 저도 뭐 정말 너무 좋은, 너무너무 좋은데 너무너무 비싼 걸 살 땐 그런 방법을 택할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사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김민경 : 그럼 작업을 구매하기 위해서 따로 저금을 하시거나 모아두시는 건? 이준아 : 어… 지금 굿-즈 가려고 조-금 아끼고는 있는데… 그건 정말 조-금이고요ㅎㅎ. 박현정 : 저도 아끼고 있습니다ㅎㅎ. 이준아 : 조-금 아끼고 있어요 조-금. - 김민경 : 작업을 구매할 때의 최소 금액과 최대 금액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은데요. 이준아 : 지금 현재요? 김민경 : 네. 이 정도 가격이면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는…. 이준아 : 최대는 한… 오백만원까지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소는 뭐 적은 건 아무 상관 없죠. - - 김민경 : 보유하고 계신 작품 중에서 베스트라고 생각하시는게 있는지? 이준아 : 글쎄요. 본격적으로 산 타인의 작업은 강동주 작가 것이 처음이니까 그 작업에 애착이 크지만, 정이 들기로는 윤석남 작가의 드로잉이 정 많이 들었죠. 김민경 : 아무래도 10년…. 이준아 : 10년 동안 계속 지켜본 그림이니까. - 박현정 : 작품을 살 때, 집의 어느 공간에 걸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구매를 하시는 편인가요? 이준아 : 아뇨, 사고 나서 생각하는 편이에요. 박현정 : 어울리는 장소를 찾는? 이준아 : 네. 박현정 : 다른 컬렉터 인터뷰를 해보니, 그분은 작품 사이즈가 조금 커서 포장을 뜯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준아 : 사실 저도 반드시 걸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근데 그림을 사겠다고 하니까 남편은 “어디다 걸 건데?” 하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거는 게 좋겠다, 걸어 놓고 보면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정도 계속 들고. 그래서 걸게 됐죠. 김민경 : 작가들은 계속 작업 활동을 하겠지만, 작품이 잘 보여지고 사랑받는 건 컬렉터와 작품 사이의 또 다른 관계인 것 같아요. 컬렉터분들이 작업을 어떻게 더 예쁘게 볼 수 있을지 노력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서 제게도 좋은 경험이 되고 있어요. - 박현정 : 강동주 작가의 작품을 최근에 구매하셨으니 자연스럽게 여쭤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젊은 작가고 앞으로 창창하잖아요?ㅎㅎ. 작품을 사면서 작가에게 기대하는 다른 마음이 있었나요? 이 작가가 어떻게 활동했으면 좋겠다든가 하는…. 이준아 : 음… 저는 보통 작가에게 좀 오래 작업을 하기를 기대하는 것 같은데, 사실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그분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시든 저는 이 작업에 대해서 충분히 만족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기대는 딱히 없어요. 남편에게 말할 때는 뭐, “이 작품은 분명히 가격이 오를거야”, “난 투기하는거야” 라고 말은 하는데. (일동 웃음). 박현정 : <아스팔트 드로잉> 말고도 비슷한 시리즈가 여러 개 있잖아요. 그 중에서도 특히 <아스팔트 드로잉>을 사신 이유가 있나요? 이준아 : 파는게 그것밖에 없어서…. 박현정 : 아, 만약에 다른 것도 판매가 나오면 고민을 하셨을 것 같으세요? 이준아 : 네. 그랬을 것 같아요. 박현정 : 이번에 강동주 작가가 굿-즈에 나옵니다ㅎㅎ. 이준아 : 아, 그래요. 박현정 : 이번에는 액자를 아주 예쁘게, 양면으로 만드신다고 합니다. 이준아 : 음… 액자가 약간 부실하긴 하더라고요. (일동 웃음). - 김민경 : 영상이나 퍼포먼스, 개념미술 같은… 형태가 없는 작업에 대해서 구매를 욕망해보신 적이 있으신지? 이준아 : 그럼요. 제가 제일 갖고 싶은게 솔 르윗 인스트럭션이예요. 정말 갖고 싶죠. 박현정 : 영상작품이나 미디어 작품은? 이준아 : 그럼요, 근데 제가 영상을 그리 선호하지는 않아서…ㅎㅎ 그런 비물질적인 매체에 돈을 투자하는 건 어쨌든 전 오케이에요. 박현정 : 작가 입장에선 이걸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몰라서 아예 생각도 안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 퍼포먼스 하시는 분들. 근데 의외로 비물질적인 것에 구매의사가 있다고 하시니까… 전해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작가들한테ㅎㅎ. 다들 “설마 내걸 사겠어?" 이러시거든요. 이준아 : 아마 퍼포먼스를 상연할 수 있는 권리 같은 걸 사게 되겠죠. - 김민경 : 아까 이야기랑 이어지는데, 작업 구입 후에 만족스러웠던 점이나 후회스러웠던 점이 있나요? 이준아 : 후회한 건 없고요. 저게 너무 오래 걸려있어서 그런지… 제가 원래 끈으로 거는 액자를 안 좋아하는데, 오래 걸려있어서 그런지 늘어났어요. 하나는 늘어났고 하나는 안늘어나서 높이가 안 맞아요. 박현정 : 저게 와이어가 아니라 끈이예요? 이준아 : 와이어에요. 박현정 : 와이어가…?! 이준아 : 전 와이어보다는 꺽쇠 같은게 딱 붙어있는 걸 좋아하는데… 프레임도 너무 하얘서, 너무 파랗게 하얘서 약간, 좀 더 따뜻한 컬러가 나았을 것 같은데… 그런게 조금 불만이 있었죠. 박현정 : 그런 건 사실 작가한테 전달만 되면 반영되어서 바뀔 수도 있는거잖아요. 이준아 : 그렇죠. 박현정 : 그러면 반지하 굿즈g8ds에서 구매하실 때 작가에게 그런 건 물어보진 않으셨어요? 이준아 : 네. 일단은 그 사람이 그렇게 하겠다고 결정해서 내놓은 거니까 제가 뭐 굳이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사왔는데 진짜 너무 싫어서 바꾸는 건 또 몰라도 일단은 작가에게 요구할 사항은 아닌 것 같아요. - 김민경 : 작업을 구매하신 이후에 작업이 질린 적이… ㅎㅎ만약에 질린 적이 있으시다면 그러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든지, 본인이 구매한 작업을 감상하는 방법이라든지… 그런게 따로 있는지요? 이준아 : 도록 같은 경우는 좀 질리긴 해요, 그 작가한테. 그러면 그냥 처박아두죠ㅎㅎ. 박현정 : 그러다 나중에 꺼내 봤을 때 다시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준아 : 그렇죠. 버리거나 팔진 않아요. 김민경 : 기습 질문. 작품이 금전적인 투자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이준아 :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겐 그럴 수 있겠죠. 김민경 : 그럼 구매하신 작업은 주로 꺼내놓고 보시는 건가요? 이준아 : 친구들에게 산 작업은 디스플레이하기에는 조금 치졸하고…ㅎㅎ, 그런 경우가 있어서 그걸 굳이 걸려고 하진 않아요. 근데 어떤 건 보기에 작업이 초라하더라도 이게 너무 재밌고 좋으면 사는거거든요. 다 꺼내 놓을 필요는 없죠. 김민경 : 보관하는 방법이 있으신지? 이준아 : 창고에 두죠. - 김민경 : 이제 마지막 질문으로 가고 있는데, 본인 자신을 컬렉터라고 생각을 하시는지? 이준아 : 컬렉터 꿈나무?ㅎㅎ. 김민경 : 그럼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컬렉터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준아 : 음… 일단 자기 자신보다는 작가를 위해 작업을 사는 컬렉터가 되고싶고요. 그러면서도 자기 컬렉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좋겠죠. 게다가 자기 컬렉션을 보여줄 기회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고. 박현정 : 작가를 위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이준아 : 음… 이 작가가 너무 좋기 때문에, 관심과 도움, 지지의 표시로 작업을 사는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집에 빨간 그림이 있으면 좋겠는데?’ 뭐 이런거 말고. - 김민경 : 좀 더 큰 질문으로, 소장자 입장에서 생각하시는 요즘 미술계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주세요. 이준아 : 아직까진 좀 재미없고… 제가 열정을 잃어서일 수도 있는데, 너무 비슷한 나이대의 중견 작가들이 계속 다시 소비되고 재생산되는 방식이 반복되는 경향이… 그래서 굿-즈라든지 작은 신생공간들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지런하지 못해 많이 다니지는 못하지만, 지금은 우려먹을 사람은 충분히 우려먹은 것 같고, 새로운 얼굴들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라고 보는데. 강동주 작가도 그중 한 명이라고 생각을 하죠. - 김민경 : 컬렉터로서 작업을 구매하는 것 외에, 미술계에 본인이 개입할 수 있는 어떤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이준아 : 저는 ‘청년관을 위한 예술행동’도 했었고… 또 저도 작가니까 작가로서 개입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고요. 어떤 식으로든 저술을 할 수도 있는 거고. 방법은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 김민경 :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굿-즈라는 행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굿-즈에서 만나기를 기대하는 작품의 형태가 있다면? 이준아 : 작품의 형태는 의외성을 가지고 있을 수록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수록 재미있을테니까. 굿-즈란 행사에 대해서 기대를 많이 갖고 있죠. 작업 사는 것도 제가 너무 좋아하는데 사실 기존의 갤러리를 통하기에는 가격도 너무 세고, 더구나 제가 그렇게 ‘우려먹는 작가들’의 작업을 사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런데 지금 굿-즈라는 기회가 생겼으니, 또 젊은 작가들을 지지할 수 있는 통로라는 점에서 저는 무척 반갑죠. 박현정 : 어떤 작가들이 참여하는지 라인업이 이제 다 나왔어요. 이준아 : 궁금하네요. 박현정 : 곧 홈페이지가 정식 오픈하면 이름이 뜰거예요. 혹시 (라인업에) 이름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이 작가가 꼭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분도 있나요? 평소에 지켜봐 오셨던 분이라든지…. 이준아 : 작업은 좋은데 작가는 싫은 경우가 많아서…. (일동 웃음). 김민경 : 솔직하시네요. 박현정 : 솔직하셔요. 이준아 : ㅎㅎ이름은 못대겠고요. - 박현정 : 준비된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질문한 것 외에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없으시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준아 : 감사합니다. -
진행 : 김민경, 박현정
사진 : 김익현 편집 : 박현정, 윤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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