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향로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정동훈 : 저는 정동훈이라고 해요. 심혜린, 김꽃과 공간사일삼을 5년 정도 같이 운영하다가 지금은 ‘10년 후 연구소’라는 문화기획집단에서 한글 디자인 관련 일을 진행하고 있어요. 막 결혼했고 요즘은 일, 집, 일, 집 이런 상황입니다. 월요일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윤향로 : 어떤 걸 가르치시나요? 정동훈 : 그냥 간단한 실습 같은 것들? 대상은 초등학생인데요. 보통 문화 소외 계층이나 편부모 가정 이런 친구들을 방과 후에 학교에서 돌보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에요. 그런 친구들을 모아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 3년 됐겠다. 심혜린 : 미술 관련 프로그램인가요? 정동훈 : 음… 딱히 미술이라기보다는 도구를 사용하는 목공도 가르치고 모눈종이에다가 직접 제도도 해보고, 가끔은 밖에 나가서 동네 답사 같은 것도 해요. 고양이 집 같은 걸 만드는 4주 정도의 프로그램을 같이 계획해서…. - 심혜린 :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개인적인 경험이나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윤향로 : 원래 미술 전공을 하신 거죠? 디자인을 전공하신 건가요? 정동훈 : 네. 원래 미술 전공을 했어요. 정동훈 : 순수미술 전공을 했고 작업도 했어요. 사람들과 같이 지역 작업 같은 것을 하거나 설치미술 같은 것을 하거나… 개인적인 작업을 하다 사람들을 만나는 쪽으로 작업을 풀어가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무언가를 기획하고 만들어나가고, 그런게 저한테는 잘맞더라고요. 지금은 오히려 그런 기획 집단에 들어가서 같이 일을 하게 됐죠. 윤향로 : ‘10년 후 연구소’에 대해서 간단히 더 이야기 해주시겠어요? 정동훈 : 모호해요ㅎㅎ. 회사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비영리단체? 커뮤니티? 그렇게 말하기도 모호해요. 왜냐하면 월급을 받고 일하는 곳이고, 그런데 그 안에서 돌아가는 관계나 이런 것은 굉장히 유동적이에요. 저는 지금 주 4일만 일하고 있는데 특별하게 일을 더 하거나, 주말에 더 일하거나 하면 평일에는 쉰다든가, 이런 식이죠. 윤향로 : 한국이 아닌 것 같네ㅎㅎ. 정동훈 : 한국에서 수익사업을 하는 집단이 살아남기란 쉽지가 않잖아요. 그러다보니 이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같이 고민을 많이 해요. 돈은 어떻게 할 건지, 임금은 어떻게 할 건지, 운영은 어떻게 할 건지. 밥도 같이 해먹고. 돈도 벌어야해요. 예를 들어 회사의 재정이 안좋아지면 어떤 식으로 돈을 벌 것인지에 대해서도 서로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죠. ‘10년 후’라는 이름처럼 지속가능한 것,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요. 윤향로 : 거의 다 젊은 디자이너들이겠어요. 정동훈 : 네 거의 20대 후반? 30대 초반? - 심혜린 : 일하는 것 자체가 문화예술과 관련이 있으신데, 공연이라든가 다른 문화예술 활동에 지출하는 비용은 얼마나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동훈 : 예전엔 취향이나 그런 것들이 미술, 내가 사는 방향에 동기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출 비중이 되게 높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미술에만 국한되어 사는 것이 아니다보니, 오히려 주말이 되면 로컬 안에서 움직이게 되고 그래요. 영화도 지역 안에 있는 영화관, 인근에 있는 문화명소, 이런데를 자주 가요. 특별한 것을 보러갈 땐 조금 멀리 가기도 하는데 그건 오히려 서울이 아닌 경우가 더 많죠. 윤향로 : 한 달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신다면 평균적으로는 어느 정도 될까요? 정동훈 : 음, 10만원 이상? - 윤향로 : 본론으로 들어가서, 오늘은 컬렉터로서 인터뷰를 하시는거니 처음 작품을 구매하시게 되었던 계기를 먼저 여쭤봐야겠네요. 정동훈 : 내가 내 돈으로 누군가의 작품을 사는 거잖아요, 동료 작가들과 물물교환이 아닌 이상. 저도 미술을 해오던 입장에서 과연 얼마만큼 내가, 미술에 대해 내 돈으로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작업, 사고 싶은 작업이 있으면 언젠가는 꼭 사봐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엄유정 작가의 작업을 처음으로 구매하게 됐어요. 윤향로 : 정확히 언제였죠? 정동훈 : 2014년 여름이요. 이맘때였던 것 같아요. 윤향로 : 계속 보아온 동료가 첫 구매작가였던 셈이네요. 정동훈 : 그렇죠. 같이 기획을 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윤향로 : 그렇다면 오랫동안 봐오다 구매를 결정하신거죠? 정동훈 : 작품과 연결되는 그런 것들이, 이 사람이면 괜찮겠다, 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윤향로 : 다른 작가의 경우는요? 앞으로 구매의 계획이 있다거나? 정동훈 : 얼마 전에 지갑이 열리다 만 적이 있었어요! 재정적인 문제로… 사고는 싶은데 지출하기엔 애매한. 지금은 2~30만원 정도의 금액은 아무래도 와이프에게 동의를 얻어야해서. 음… 약간 망설이게 되었어요. 윤향로 : 부부가 모두 동의해야 (구매가) 가능한가요? 정동훈 : 한 사람이 마음에 들어하면 보통은 존중해주거나 하죠. 그런데 와이프가 별로라고 하면 다시 생각하게 되니까. 엄유정 작가 작업은 처음에 산다고 했을 때 “어 그래~” 이런거였어요. 좋다 혹은 나쁘다가 아니라 그냥 “그래”. 그러다 제가 진짜로 구매를 하니 좋아하더라고요. 윤향로 : 아까 사려다 말았다는 작업은요? 정동훈 : 원래 모르던 작가인데요. 제가 공간을 하나 운영하고 있었어요. 신사동에 있는 서울 그라픽스라는 곳인데. 편집숍 같은 곳인데 거기서 그림을 판매했어요. 그중 하나가 너무 귀여워서, 색감이 한 톤 빠진 듯한 느낌이었는데 그런 색감을 제가 좋아하거든요. 하나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생각을 했는데 가격이 아마 20만원 조금 안 되었어요. 무리가 되는 가격은 아니었지만 현재 저희집이 작은데 그림이 너무 많아지면 안 될 것 같았고, 아내도 적극적으로 반기지 않아서 그만두게 되었죠. - - 윤향로 : 작가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알고 계셨던 상황이었나요? 정동훈 : 들어서 알고는 있었어요. 전문적인 미술작가는 아니었던 것 같고요. 어느 영역에서 활동한다는 정도. 사이트에 가서 보고 실제 작업도 봤는데 그렇게까지 구매 욕구가 작동하진 않았던거죠. 심혜린 : 그럼 보통 작가나 미술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 얻는 편이에요? 정동훈 : 요즘엔 저널은 잘 안보게 되는 것 같아요. - 윤향로 : 작품 구매에 자신만의 기준이 있으신지? 방금 금액, 공간, 가족의 동의,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셨는데. 정동훈 : 사실 처음에 엄유정씨 작업을 두 개 정도, 큰게 사고 싶었어요. 가로 60에 세로 90~100 정도. (금액에 무리가 있어서) 이걸 사면 어느 집에서든 뿌듯하게 걸 수 있겠다 싶었는데 결국엔 못샀죠. 집을 어떻게 꾸미게 되느냐, 하는 부분을 따질 수밖에 없어요. 두 번째는 지속해서 보고 싶은 작업을 사게 돼요. 그리고 그 작가의 이후 활동에도 관심을 가는지를 고려하죠. 작품은 다른 것들에 비해 고가이다보니까… 요즘에는 작품보다도 소품을 많이 샀어요. 외국에 말하자면 유어마인드 같은 샵이 많으니까 그런 곳에서 디자인 소품을 샀죠. 심혜린 : 아트상품은 어떤가요? 정동훈 : 생각보다 아트상품은 구매하지 않게 돼요. 편집샵에 뿌려져 있는 상품들에 비해서 비용이 엄청나게 싼 것도 아니고. 후원의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구매하지 않게 돼요. 심혜린 : 미술작품이 아니라서? 정동훈 : 확실한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편집샵에서 나오는 에코백이나 뱃지와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어떤 작가의 생산품이기 때문에 사는 경우는 더러 있었는데, 그 제품이 정말 갖고 싶어서 샀던 경우는 없어요. 윤향로 : 그것마저도 후원의 의미가 아니면 잘 사지 않으신다는…. 정동훈 : 최근 일본에서 편집샵에 갔었어요. 종류가 매우 많고, 드로잉이 가미된 종이, 수첩, 스탬프 등등. 구성이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가격대도 괜찮았어요. 국내에는 이런 정도는 잘 모르겠지만. 음, 원모어백 같은 경우 제작 공정, 작가 셀렉 등에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이기는 해요. 시중의 타 에코백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있어서 즐겨찾기해놓고 늘 보고 있죠. - 윤향로 : 작품 구매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실물을 보고 구매하시나요? 혹은 웹사이트만으로도 구매를 결정하신 적이 있나요? 요즘 젊은 컬렉터들은 SNS에도 많이 의지하던데, 이런 추세속에서 어떤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정동훈 : 웹에서 이미지를 눈에 익히기는 하지만, 그렇게 구매를 하진 않았어요. 근데 약간 이것도 팬덤 문화 같다는 생각이. 일단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계속 지켜보는 과정이 있으니까. - 윤향로 : 현재 구매하신 작업은 공간사일삼을 통하신 건가요? 정동훈 : 아뇨 직접 샀어요. 윤향로 : 갤러리를 통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정동훈 : 어차피 사일삼이 갤러리는 아니어서. 윤향로 : 그럼 계약서는 어떻게 하셨나요? 정동훈 : 계약서 이야기는 했었다, 보증서… “할까요?” 이렇게 이야기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결국 하진 않았어요. 윤향로 : 워낙 잘 아시니까? 정동훈 : 네 그렇죠. 엄유정씨는 자잘하게 상대방을 배려하는게 드러나는 작가에요. 세심하게 포장하고, 메모 한 장으로도 (보증서가) 대체되는 느낌이었어요. - 윤향로 : 결제는 어떤 방식으로 하셨어요? 정동훈 : 계좌이체로요. 윤향로 : 어떤 방식을 선호하시나요? 정동훈 : 카드가 되면 가장 좋겠죠! 윤향로 : 굿-즈에서는 카드가 되지 않습니다…. 정동훈 : 아트페어들은 보통 카드가 되더라고요. 구매자 입장에서는 카드가 가장 편리하죠. 젊은 세대는 모바일 뱅킹에 익숙하니까 현장에서 바로 이체할 수도 있어요. - 심혜린 : 작품을 구매할 때 최소에서 최대로 생각하는 가격대가 있나요? 정동훈 : 100만원까지 가능해요. 엄유정씨 큰 작업을 살 때도, 크기가 이 정도 됐어요. 사실 싼 가격은 아니었어요.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제가 지출하기에 싼 가격이 아니었죠. 윤향로 : 혹시 작품 구매를 위해 저축을 하세요? 정동훈 : 그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여유 자금이 생기면…. - 윤향로 : 베스트 컬렉션을 소개해 주세요! 정동훈 : 엄유정 작가?ㅎㅎ. - 심혜린 : 영상미술, 퍼포먼스, 개념미술에 대한 구매는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정동훈 : 아뇨. 아직까지 제가 생각하는 작품의 구매는 인테리어와 관련이 있었어요. 미술 작품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치부할 수는 없겠지만. 물론 그런 것조차 국내에서는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요. - 윤향로 : 작품을 구매하고 나서 만족스러웠던 점이나 후회스러운 점은 있나요? 정동훈 : 후회는 없었어요. 가장 좋았던 건, 처음에 구매하고 이 작품을 어디에 둘지 고민할 때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좋은 가전제품, 좋은 소품을 사서 집에 여기저기 배치해보는게 기쁨이 큰 것처럼요. 처음에는 책상에 놓았어요. 계속 보고 싶어서! 그 후에는 침대 머리맡에 있다가, 와이프와 계속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벽이 마땅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럴 바엔 벽에 걸지 말자, 해서 침대 바로 옆에 놓게 되었죠. 윤향로 : 작품이 질리신 적이 있어요? 정동훈 : 질린 것은 아닌데 너무 눈에 익어서 자주 안보게 돼요. 예전에는 하루에 한 번씩 보고 그랬는데, 지금은ㅎㅎ. 그렇게 ‘대접’하듯이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단 생각도 들고. 심혜린 : 본인이 겪지 않았더라도, 주위에서 (작품구매시) 피해사례 같은게 있었나요? 정동훈 : 커미션? 저도 비슷한 영역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수수료에 대한 부분이죠. 생각보다 작품수수료가 많이 붙어요. 물론 시세라는게 있겠지만, 그 외연이랄게 없으니 결국 정하기 나름인데. 기관들이 오히려 많이 받기도 해요. 이것은 미술 작품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위탁 관련해서도 정부 기관들이 더 도와주지 않아요. 작은 샵들이 싸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오히려 비싸죠. 위탁 상품 수수료가 37%였나 그래요. 윤향로 : 뭐… 교보문고보다 유어마인드가 싼 것 처럼요. - 심혜린 : 혹시 금전적 투자로서도 작품 구매에 관심이 있는지? 정동훈 : 투자하려면 시드머니 자체가 많이 투입되어야 나중에 몇 배가 되는 것인데…. 윤향로 : 어차피 소액이니까. - 심혜린 : 작품을 잘 보관하는 방법이 있나요?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라든지. 정동훈 : 예민한 편이라서, 집의 습도 같은거 많이 신경을 써요. 여름철에는 항상 제습기를 쓰고요. 꼭 작품을 위해서만은 아닌데. 한국은 기후상 곰팡이가 흔하니까 가끔 점검해요. 집 구석구석, 그림도 보고. - 심혜린 : 소장하신 작품을 즐기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정동훈 : 사진 찍고 노는거죠. 원래 침대 옆에 있던 그림을 침대맡에 놓고. 그런데 너무 자랑하진 않아요ㅎㅎ. - 윤향로 : 저도 제 작업을 저렇게 침대 머리쪽에 걸어두거든요. 우리 모두 머리맡을 좋아하나봐요. (일동 웃음). 혹시 본인이 컬렉터라고 생각하세요? 컬렉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세요. 정동훈 :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마음에 들고 앞으로도 보고 싶고 그러면 그냥 살 수 있는 거지… 컬렉터라서?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냥 관심이 많은 소비자? 컬렉터라고 명명되었을 때의 느낌은 좀 거북하네요. 언론에서도 너무 컬렉터 컬렉터 하니까. 사실 사전적 의미는 그리 대단하지 않을텐데. 단어를 대체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차라리 구매자? 소비자? 이런게 담백하네요. - - 윤향로 : 그렇다면 미술소비자의 관점에서 현재 미술계는 어떤가요? 정동훈 :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는데, 지금 하는 일도 미술계와 관련이 있죠. 미술가 뿐 아니라 디자이너들도 많이 만나요. 태도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미술가는 보통 의미를 더 중요시하고 디자이너는 상업화되는 라인까지도 신경들을 쓰는데요. 최근 미술가들은 그런 선입견을 허물고자 하는 것 같아요. 요즘 타임라인에서는 네트워크도 활발하고요. - 심혜린 : 구매한 작품의 작가들에게 지속해서 관심을 가진다고 하셨는데요. 작가의 활동루트를 지켜보거나, 개인적인 만남을 가지기도 하시는지요? 정동훈 : 요즘엔 SNS로도 소식을 쉽게 접해요. 직접 만나거나 하는 건 노력해야 가능한 것 같아요.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그런데 아직은 그렇게 막… 결혼한지도 얼마 안되었고 신경 쓸게 많아서ㅎㅎ. 주변 사람들을 찾아가거나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심혜린 : 주변 작가의 작업을 구매하셨는데, 사적인 응원이나 지지의 의미도 있는 건지. 정동훈 : 그렇죠. 텀블벅도… 텀블벅은 반반이에요. 마음이 움직여서 후원하고 싶은 반면에, 어쩔 땐 마치 결혼식 축의금처럼 강요되는 느낌도 있어요. 그래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굳이 비싼 모금이 아니더라도. 윤향로 : 미술계에선 100% 달성되는 경우가 흔치 않더라고요. 게임은 백중백발이던데ㅎㅎ. 정동훈 : 그래도 요즘엔 많은 분이 관심을 두고 있어요. - 윤향로 : 굿-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만나보고 싶은 작품이 있는지? 정동훈 : 굿-즈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보통 유통이라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데, 굿-즈는 작가가 직접 판매를 하니까. 굿-즈만을 위한 작품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굿-즈는 여러 공간이 함께 모여서 운영하던데, 그렇게 되면 잡음도 많고 어렵지 않은가요? 모두 이해관계가 달라서. 굿-즈가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의 변천사를 직간접적으로 들었는데 예경에서 기금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운영주체가 확실히 누구누구로 규정되면 좋은데, 뱃사공이 많은 상태에서 공적기금을 운영하는 과정이 또 이해관계가 복잡하니까… 공적기금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들까지. 거기서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심혜린 : 행사 규모에 비하면 작은 금액이라서ㅎㅎ. 윤향로 : ㅎㅎ생각보다 잘 굴러가고 있어요. 우려의 시선도 있었네요. 정동훈 : 그나마 굿-즈는 고무적이에요.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그런데 그 안에서 이해관계들이 면밀하게 충돌하는 지점이 분명 또 오겠죠. 윤향로 : 네.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말에 공감해요. 그런데 다 달라야 하는 것도 같아요. 모두 하나이면 사실 말이 안 되잖아요. 정동훈 : 오히려 공동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 분열이 생기기도 하죠. 윤향로 : 그래서 초반의 구성에 비해 변화도 있었어요. 이젠 나아가야죠. 굿-즈에 꼭 방문해주세요. - 심혜린 : 혹시 굿-즈에서 쓰실 돈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신게 있나요? 내 지갑에는 이 정도가 있다? (일동 웃음). 정동훈 : 구체적으로…. 윤향로 : 저희도 참여 작가랍니다ㅎㅎ. 정동훈 : 얼마나 소비할 수 있을지는 그때마다 다르겠죠. 윤향로 : 제가 알기로 가격대가 500원부터 1,500만원까지 다양해요. 그 사이에서 오밀조밀하게. 이번 행사의 큰 문제라면 작가가 자신이 살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을 기준으로 작품가를 측정했다는 건데, 이게… 너무 쌉니다ㅎㅎ. 심혜린 : 500원은 너무 싼 것 같은데? 윤향로 : 500원은 ‘칭찬’을 해주는… 퍼포먼스 작업이고. 정동훈 : 그런게 되게 좋았어요! 굿-즈에 참여하시는 송곳 작가님과 얘기하다가, 사진을 찍는 분인데, 완성되어 있는 사진을 파는게 아니라 그냥 필름 한 통을… 근데 나중에 그 필름을 사진작가가 채워준다는 거예요. 언젠가 가족사진을 찍어 줄 수도 있고ㅎㅎ. 심혜린 : 그게 좀 다시 고려 중인 걸로… (일동 웃음). 정동훈 : 그런 것들이 신선했어요. 어떻게 보면 서비스인데, 생각하기 나름인거죠. 내가 그 작가의 작품을 사는 것이기도? 윤향로 : 작품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진짜 서비스라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굿-즈는 법률팀이 따로 있거든요. 작가와 구매자들이 개인적으로 법률적인 문제를 다 고려할 수 없으니까. 뭐 그것도 특이점이라면 특이점입니다. - 정동훈 : 그런데 작품을 사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집에 지금 뭐가 너무 많아요. 심혜린 : 시즌별로 교체하시는 것도? 윤향로 : 쿠션이랑 커튼 바꾸듯이?ㅎㅎ. 정동훈 : 집의 사이즈 문제라기보다는, 각자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는 것 같아요. - 윤, 심 : 감사합니다! -
진행 : 심혜린, 윤향로
사진 : 김익현 편집 : 윤율리, 윤향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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