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는 작업을 유통할만한 구조가 마땅치 않으니 직접 만들어보자는 발상에서 시작된 행사다.
행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미술품과 관련한 파생물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관심이 생겼고, 지난 8~9월에 걸쳐 몇몇 ‘컬렉터’와 인터뷰를 마쳤다.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참 즐거웠다.
강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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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굿-즈는 일단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접근해보지 못한 방식이잖아요. 근데 제일 궁금한 건 거기에 오시는 관객들? ‘컬렉터’들?ㅎㅎ. 어떤분들이 여기에 관심을 갖고 계실지, 그들이 기다려지는 행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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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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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보면서 시간을 생각하잖아요? 달력에 숫자가 없으면 그건 그냥 작업일텐데, 어떤 시간의 단위, 예를 들어 ‘한 달’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딱 떠오른 거에요. 어? 이거.. 그런 작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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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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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는 그림은 어깨 넓이 정도였으면 좋겠다, 하는 기준이 있었어요. 책상에 세워두는게 아니라 벽에 걸어두고 싶었거든요. 예전부터 느낀 건데 그림을 걸어두면 사연이 생기더라고요. 저게 뭐야? 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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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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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한 작품이 잠시 시들할 수는 있어요. 그렇지만 시기가 지나면 또 좋아지는 때가 오더라고요. 이렇게 머리맡에 두고… 공부하다가 힘들 때도 한참 들여다보고 그래요. 저 그림이 제 정서를 닮아있어서 위로가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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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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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인 작업들을 삶에 가져와서, 그것과 닮아갈 수 있다면 세월 가는게 얼마나 즐거울까… 작품에서 그런 요소가 보일 때 하나씩 구매했어요. 지금까진 그렇지 못했으니 이제 그래야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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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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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가의 의지가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작품인가 상품인가의 문제에서) 중요한 것 같아요. 이중섭 손수건, 이런 건 솔직히 너무 싫죠. 그런데 양혜규 작가의 작업에서 파생된 구슬이나 팔찌 보셨어요? 그건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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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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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상황이 악화된게, 아까 말했듯이 2000년대 미술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로 나쁜 사건들이 있었고, 다른 이유로는 이곳 그림값이 좀 비싸다고 생각되거든. 작가들이 허황된 자기욕망을 좀 내려놓아야 할 필요도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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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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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굿-즈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보통 유통이라는 프로세스를 거치기 마련인데, 굿-즈는 작가가 직접 판매를 하는 곳이니까? 굿-즈만을 위한 특별한 형태나 에디션이 있다면 멋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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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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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공간들이 많이 주목받는데, 오래 버티고 오래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 안에서 여러 담론이 만들어지고 젊은 작가들에게도 힘이 될 것 같아요. 전시 기회도 많아지고, 판매도 갤러리보다 쉽고 친숙하게 확장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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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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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작가라서가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이 그림을 산 건데, 그 작가가 다시 누군가로부터 주목 받고 좋게 평가받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아요. 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산다는게 이런 마음인가? 그런 걸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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